에너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오염수?(원자력 발전의 명암)

ENG.J 2023. 10. 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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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이념과 맞물려 보는 관점이 매우 다양합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원전 찬성론자입니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용 후 핵연료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려면 '10만 년' 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거의 영구적으로 미래 세대에 짐을 안겨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제가 알기로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하는 장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자력 발전해서 전기 쓰는 것은 박수치지만,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서 박수치며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방폐장은 누구에게나 혐오시설이죠. 원전 찬성론자든 반대론자든 내 인근으로 온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 아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원자력만큼 적절하고 타당한 에너지원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발전량의 30%는 원자력에 기반합니다. 상시 가동되고 있죠. 그래서 이것을 '기저 전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업은 원자력 발전에 의존한다"는 말도 어느 정도 맞는 말입니다.
 

2022년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자료(출처:한국전력공사)

 
그리고 원자력을 LNG나 석탄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도 아니며 더더욱이 친환경에 역행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인류가 탄소중립을 위해서 원자력 시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잘 관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것에 대해 찬성, 반대하며 싸워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정쟁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원전을 사고 없이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 그리고 방폐장은 어느 땅에, 어떻게 짓는지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나은 방향일 것 같습니다. 
 
심야에 남은 원자력에 의해 남는 전력을 저수지 하부에서 상부로 퍼 올려 저장하여 첨두(Peak)시 활용하는 것을 양수발전이라고 합니다. 양수발전은 누구든지 '친환경'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양수발전에 활용한 원자력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친환경'이라고 평가하진 않습니다. 기준이 모호합니다. 최종 에너지만 친환경적이면 그 에너지는 친환경일까요?
 
원자력은 정말 소중하게 쓰이는 인류의 에너지원이지만, 전기를 쓰는 인류 누구나 평가를 박하게 하는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처리수) 저장 탱크

 
한창 시끄러웠었죠. 올해 8월부터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요약하면 이 오염수(처리수)를 탱크가 꽉 차서 더 이상 관리가 힘들고 설비비를 지출하기도 힘이 드니 정화해서 바다에 방류한다는 것입니다. 
 
2011년 사고 발생 시점에는 통제 불가능하게 핵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것은 맞습니다. 그때는 핵사고가 일본에서는 처음이고 통제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대량의 핵 오염수가 바다 및 지하수로 스며들었습니다. 또한 원전 사고 수습도 미흡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10년 넘는 세월이 지나며 설비에 의해 적정 처리를 하고 방류하기 때문에, 처리수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판단입니다. 
 
 

도쿄전력이 밝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처리 계획(출처:조선비즈)

 
오염수 정화 설비 계통을 보면 위와 같습니다. 사고 원자로 내 핵연료 찌꺼기에 지하수 및 빗물 등이 유입되어 그 물은 '오염수'입니다. 이 오염수는 ALPS를 통해서 정화 처리됩니다. 
 
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지지 않습니다. 
 
도쿄전력에서는 "알프스(ALPS)를 거친 삼중수소의 농도는 리터당 약 1500베크렐(Bq, 1Bq는 1초 동안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할 때 방출되는 방사선의 강도)로, 식수를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 기준 ℓ당 1만Bq의 7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도쿄전력의 설명뿐만 아니라 원자력을 활용하고 있는 나라 어디든 또한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삼중수소를 방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ALPS로 정화 처리된 물을 이송하여 인근 바닷물과 혼합 및 희석하여 먼 바다로 방출하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삼중수소가 몸에 나쁘냐 안 나쁘냐" 그리고 "오염수냐 처리수냐" 등 논쟁거리에 집중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문제에서 중요해 보이는 것은 "ALPS의 성능" 그리고 "일본 관계자들을 얼마나 믿을만한지"입니다. 결국 ALPS에서 처리하고 나온 출구에서의 방사성 물질 농도와 그리고 그 농도 데이터의 신뢰성입니다. 
 
ALPS는 필터 설비이기 때문에 이미 고장 이력도 상당합니다. 흡착제의 성능 저하에 따라 적정 시간마다 관계자들에 의해서 꾸준하게 유지관리가 되어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도 『2023년 5월 현장 시찰 등을 통하여, 검토팀은 오염수의 해양방출 시설 및 방사능의 측정, 평가, 모니터링 계획 등이 IAEA의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결론이 있습니다. 
 

일본 원전 방식인 비등경수로(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계획은 기한이 없습니다. 즉 폐로 작업은 아직 무리라는 것입니다. 폐로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는 계속 오염수가 나올 것입니다. 이에 처리수도 지속 발생할 것입니다. 
 
원자력 사고에 대해 인류는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계획이 정확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누가 피폭된 원자로에 진입하여 핵연료 찌꺼기를 처리할 수 있을까요? 이미 10년 이상 노출되면서 흘러내린 핵연료 찌꺼기(데브리)를 처리하는 것은 정말 큰 난제입니다.
 

핵연료 잔해 사진(출처 : 도쿄전력)

 
정상적인 원자력 발전 시설조차도 장기간 핵분열 반응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자로 자체가 방사능 덩어리입니다. 원자로에서 냉각수를 순환시킨 수십km 단위의 각종 배관 자재와 부속 부품들도 모두 방사성 물질에 오염됩니다. 이 때문에 수명이 다된 원자로를 폐로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원자로를 폐로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명을 다해 정상 중지한 원전도 폐로 사례가 드문데, 사고 원전은 오죽할까요.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영구 정지한 고리1호기가 아직 해체 시작도 못 하고 있습니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0720000002

[기자수첩] 해체 앞둔 고리1호기, 원전해체시장 밑거름 되기를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80년 운영할 수 있는 것을 40년만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쉬운지…"얼마 전 취재를 위해 방문한 원전에서 관리자급으로 일하고 있는 관계자가 했던 말이 기억에

newspim.com

 
인류에게 탄소 없는 편리함을 주는 원자력 발전. 그 와 반대로 편리함보다 더한 불편함을 인류에게 줄 수도 있기에 잘 관리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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