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조선업 국방업으로 체제 전환(3)

ENG.J 2023. 9. 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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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에 이렇게 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 차는 만큼 힘껏 노를 저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아직 의문부호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현장 기술자들은 이미 마음 떠났고 회사에 불신이 깊어졌습니다. 남아있는 기술 인력으로 현재 수주받은 물량의 공정을 지연없이 해결해야 합니다.

 

산업을 유지해 가려면 결국 젊은 기술자 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젊은 인력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들을 울산이나 거제에 마음 잡고 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임금밖에 답이 없습니다. 

 

HD현대重, '업계 최대수준' 기본급 인상안...파업 리스크 해소하나 (msn.com)

 

HD현대重, '업계 최대수준' 기본급 인상안...파업 리스크 해소하나

[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1차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노조가 기본급과 격려금을 각각 7000원, 100만원 높인 2차 잠정합의안을

www.msn.com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흑자 전환과 함께 올해 임금부터는 조금씩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도 타결로 격려금 450만 원 받네요. 상당히 공정이 급해서 삼성 및 한화보다는 조금 더 인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도 꼴랑 100만원 차이지만요.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그래도 파업해서 공정 지연되고 인도 지연금 물어주는 것보다 같이 먹고 사는게 낫겠죠. 

 

제가 한창 학교 졸업반일 때만 해도 중공업,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회사에 입사한다고 하면 다들 박수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명 '굴뚝'기업이죠. 불과 10년 조금 더 된 과거입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반도체, 게임, IT 등의 업체가 인식이 최고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창 취업 준비할 때만 해도 이러한 계통의 기업들은 "근속연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학생들 사이에 인식이 박혀 있어 웬만하면 가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22년 삼성전자 평균연봉 1.35억

 

22년 HD현대중공업 평균연봉 0.85억

 

각 업체군 대장 격인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을 비교해 봅시다. 2022년 기준 삼성전자 평균연봉 1.35억 원, 현대중공업 0.85억 원입니다. 대략 1.5 배도 더 되는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3년에 머물러 있고 삼성전자는 12년 근속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자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2012년 현대중공업 평균연봉

 

2012년 삼성전자 평균연봉

 

제가 취업 준비하던 시절만 하더라도 현대중공업 평균 근속연수가 18년이 돼가던 시점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오히려 평균연봉이 0.75억으로 0.7억을 받는 삼성전자보다 조건이 나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근속연수가 지금처럼 길지는 않았네요. 조선업은 10년 이상 근로자들의 임금이 정체 혹은 퇴보하면서 산업이 정체되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고, 반도체 업종은 반대로 10년 동안 근로자들의 임금수준과 근로조건도 좋아졌으며 산업도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0년 만에 이렇게 산업의 지형에 따라 일반인의 인식과 근로자의 대우가 바뀌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2030년까지 LNG선 물량만 해도 대형 3사는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는데, 고유가로 곧 해양플랜트 수요가 곧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친환경 선박, 여기에다 잠수함과 군함 수주 물량까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친구가 되는 것으로 당분간 조선업에 물량 걱정은 없는 것입니다. 한화는 그쪽으로 전념할 것이고 나머지는 그 외 친환경선 및 해양플랜트를 싹쓸이할 것입니다.

 

전혀 물 들어올 채비가 안 된 조선사에서는 24년, 25년 인도 물량이 많아질 시점이 다가올수록 똥줄이 타서 임금수준을 올리면서 공정 지연을 회복하려고 할 것입니다. 아마 회사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웬만한 인상 조건으로는 윗동네 연봉 수준에 맞출 수도 없을뿐더러, 좋은 기술 인력을 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윗동네에서 맑은 물을 마셨던 고급 기술 인력들이 아랫동네에서 탁한 물을 마실 리는 없습니다. 

 

결국 조선업은 임금 수준을 얼마만큼 올려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임금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 이제는 중국과 금액을 가지고 경쟁하기보다는 미국 및 미국의 친구들로부터의 선별된 생산기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그것은 가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는 중국과 함께 갈 수 없는 진영로부터 수주물량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프리미엄을 붙여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야 합니다.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사진

 

저는 몇 개월 전쯤만 하더라도 "조선업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박하고 열악한 근무조건에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이므로 당연한 자연의 섭리와 같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또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과 같이 미국과 중국 진영이 팽팽히 대립하면 할수록 조선업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안보와 이념은 '돈'보다 우선시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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